아기 손등에 스티커를 살짝 붙여주면 조심스럽게 잡아 떼려고 애쓰는 모습, 혹시 보신 적 있으신가요? 제 첫째가 돌쯤 됐을 때 우연히 제 손에 붙어있던 스티커를 신기하게 바라보던 게 기억납니다. 그때부터 저희 집에선 스티커가 단순한 문구류가 아니라 훌륭한 발달 놀이 도구가 됐습니다. 어른들 눈엔 그저 작은 종이 조각이지만, 아기들에겐 소근육을 쓰고 색다른 감각을 경험하는 소중한 놀이 재료가 되더군요.

소근육 발달, 스티커 떼기로 시작하는 이유
아기들의 손가락 움직임은 생각보다 정교한 발달 과정을 거칩니다. 소근육이란 손가락, 손목 같은 작은 근육을 뜻하는데요, 이 근육이 발달해야 나중에 숟가락을 쥐고, 크레용을 잡고, 단추를 채우는 동작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습니다. 스티커 떼기 놀이는 바로 이 소근육을 자극하는 대표적인 활동입니다.
실제로 제가 육아서(출처 :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읽은 내용에 따르면, 생후 8개월에서 12개월 사이 아기들은 엄지와 검지를 이용한 '집기 동작'을 배우는 시기라고 합니다. 스티커를 손등에서 떼는 행위는 이 집기 동작을 반복 연습하게 만들어줍니다. 처음엔 손바닥 전체로 휘어잡다가, 점차 두 손가락으로 정교하게 잡아당기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면서도 뿌듯합니다.
다만 스티커를 고를 땐 주의가 필요합니다. 접착력이 너무 강한 스티커는 아기가 떼기 힘들어서 좌절감을 느낄 수 있고, 반대로 너무 약하면 금방 떨어져서 놀이 효과가 떨어집니다. 제 경험상 아기 손바닥만 한 크기에, 살짝만 당겨도 떨어지는 정도가 딱 적당했습니다.
촉각 자극, 알록달록한 색이 주는 감각 경험
스티커 놀이가 소근육 발달에만 좋은 건 아닙니다. 아기들은 스티커를 만지면서 끈적한 질감, 매끈한 표면, 종이가 구겨지는 느낌 등 다양한 촉각 자극을 받습니다. 촉각 발달이란 피부를 통해 사물의 질감, 온도, 형태를 인식하는 감각 능력을 뜻하는데요, 영유아기에 이 감각을 충분히 경험하는 게 뇌 발달에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가 처음 스티커 놀이를 시도할 땐 단색 스티커만 썼는데, 나중에 알록달록한 무늬 스티커로 바꾸니까 아기 반응이 확 달라지더군요. 시각 자극까지 더해지니까 더 집중하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는 시간도 길어졌습니다. 빨강, 노랑, 파랑처럼 대비가 뚜렷한 색상을 고르면 아기 눈에도 잘 띄고, 색 인식 능력 발달에도 도움이 됩니다.
- 손등이나 손바닥에 스티커를 붙여주고 아기가 스스로 떼게 유도합니다
- 떼어낸 스티커를 큰 종이에 붙이는 활동으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 여러 색상의 스티커를 섞어서 색 구분 놀이로도 활용 가능합니다
스티커를 입에 넣지 않게 주의하면서, 양손에 번갈아 붙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양손을 골고루 사용하면 좌뇌와 우뇌 자극에도 도움이 되니까요.
성장 단계별로 달라지는 스티커 놀이 방법
재미있는 건, 아기가 자라면서 스티커 놀이 방식도 계속 진화한다는 점입니다. 돌 전후엔 떼는 것만으로도 신기해하지만, 18개월쯤 되면 떼었다 붙이기를 반복하면서 놀고, 24개월 넘어가면 스티커로 그림을 꾸미거나 위치를 지정해서 붙이는 걸 좋아합니다.
저희 둘째는 지금 세 살인데, 요즘은 스티커로 보물찾기 놀이를 합니다. 제가 집안 곳곳에 스티커를 숨겨두면 언니랑 같이 찾아다니면서 깔깔거리더군요. 일반적으로 스티커는 영아기 놀이 도구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오히려 유아기까지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단지 놀이 방식만 아이 발달 단계에 맞춰 바꿔주면 됩니다.
물론 처음부터 복잡한 놀이를 시도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기가 스티커에 관심을 보이면 "이게 뭐야? 스티커네" 하고 시선을 끌어준 뒤, 손등에 살짝 붙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아기가 잡아서 떼면 "우와, 우리 아기가 스티커 뗐네! 잘했어!" 하고 기쁨을 표현해주세요. 이 과정 자체가 아기에겐 성취감을 주고, 다음 시도를 이끄는 동기가 됩니다.
스티커 놀이, 실전에서 주의할 점들
스티커 놀이가 좋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막상 해보려니 걱정되는 부분도 있으실 겁니다. 가장 흔한 고민이 "아기가 스티커를 입에 넣으면 어떡하죠?"인데요, 이건 놀이 내내 옆에서 지켜보는 수밖에 없습니다. 제 경우엔 아기를 무릎에 앉히거나 마주 보고 앉아서 놀이했고, 시선이 스티커에서 벗어나지 않게 계속 말을 걸면서 진행했습니다.
또 스티커가 가구나 벽에 붙으면 떼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는데, 실제로 써보니 영유아용 스티커는 접착력이 약해서 생각보다 쉽게 떨어집니다. 그래도 걱정되신다면 큰 종이나 아기 전용 놀이 매트 위에서 하시면 됩니다. 저는 요즘 큰 박스를 펼쳐놓고 그 위에서 스티커 놀이를 시키는데, 아이들이 마음껏 붙이고 떼면서 놀 수 있어서 좋더군요.
한 가지 더, 스티커 놀이 후엔 아기 손을 꼭 씻겨주세요. 스티커 접착제 성분이 손에 남을 수 있고, 아기들은 손을 자주 입에 가져가니까요. 제가 놓쳤던 부분인데, 육아 커뮤니티에서 다른 엄마가 알려줘서 알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면 스티커 놀이는 제게도 아이들에게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활동이었습니다. 특별한 준비물도 필요 없고, 몇 분이면 끝나니까 아이 컨디션에 맞춰 유연하게 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죠. 아이들이 스티커를 떼고 붙이면서 신나게 웃을 때, 그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혹시 집에 쓰지 않는 스티커가 있다면, 오늘 한번 아기 손등에 붙여보시는 건 어떨까요?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는 반응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참고 : 도서 - 우리 아이 잘 자라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