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육아서를 읽으면 아이를 어떻게 키울지에 대한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저는 최근 읽은 책에서 엄마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조약돌에 그림을 그리고, 제 감정 상태를 글로 적어보는 활동이었는데요. 솔직히 처음엔 '이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힐링 효과가 컸습니다.

조약돌로 만드는 나만의 상징물
저는 아이들과 바다에 갔을 때 조약돌을 주워 왔습니다. 사실 돌멩이를 줍는 것부터 재미있더라고요. 동글동글하고 매끈한 조약돌을 찾으면서 '이건 어떤 색으로 칠할까', '어떤 그림을 그릴까' 상상하는 시간 자체가 힐링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육아 중에는 아이에게만 집중하느라 제 마음을 들여다볼 여유가 없는데, 이 활동은 자연스럽게 제 내면과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본격적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물감으로 바탕색을 칠하고, 제가 좋아하는 문양을 그려 넣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상징물(symbol)'이라는 개념입니다. 상징물이란 나의 내면의 힘이나 가치를 시각적으로 표현한 물건을 뜻하는데요. 심리학에서는 이런 상징물을 만드는 과정이 자기 치유(self-healing)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제 경우엔 작은 별 모양을 여러 개 그려 넣었는데, 이게 제게는 '반짝이는 희망'을 의미했습니다.
작업하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조약돌이 작아서 붓질 하나하나에 정성이 들어가는데, 그 과정에서 잡념이 사라지고 오롯이 그 순간에 집중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몰입(flow)'이라고 부릅니다. 몰입이란 어떤 활동에 완전히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상태를 말하는데, 이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 수치가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출처 : 미국 국립정신건강연구소).
아이와 함께한 조약돌 공예 시간
완성된 조약돌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낀 후, 저는 첫째 아이에게도 제안해봤습니다. "엄마랑 같이 돌멩이에 그림 그려볼래?" 했더니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좋다고 하더라고요. 일반적으로 미술 활동은 아이의 정서 발달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함께 해보니 그 이상의 효과가 있었습니다.
첫째는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렸는데, 생각보다 집중력 있게 잘 그리더라고요. 옆에서 보면서 '아, 우리 아이가 이렇게 섬세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 하는 걸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런 활동을 '공동 창작(co-creation)'이라고 하는데요. 공동 창작이란 부모와 자녀가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고, 부모는 아이를 새로운 시각에서 이해하게 됩니다.
둘째는 아직 어려서 같이 하지 못했는데, 좀 더 크면 셋이서 함께 해볼 생각입니다. 조약돌 만들기의 장점은 준비물이 간단하다는 점입니다. 필요한 재료는 다음과 같습니다.
- 동글동글한 조약돌(바다나 계곡에서 주워온 것)
- 아크릴 물감 또는 포스터 물감
- 얇은 붓 또는 붓펜
- 글라스데코나 비즈(선택사항)
비용도 거의 들지 않고, 무엇보다 아이와 함께 자연에서 재료를 찾는 과정부터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이 활동을 통해 육아가 꼭 거창한 프로그램이나 비싼 장난감이 필요한 게 아니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나의 욕구와 감정 상태 들여다보기
조약돌 만들기가 손을 쓰는 활동이었다면, 감정 상태 확인하기는 글을 쓰는 활동입니다. 일반적으로 엄마들은 아이를 돌보느라 자신의 감정을 뒤로 미루게 되는데요. 저 역시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 활동을 알고 나서 '아, 나도 정기적으로 내 마음을 점검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활동 방법은 간단합니다. 종이에 다음 문장을 적고 빈칸을 채우는 겁니다. "나는 지금 ___ 느낀다", "나는 지금 ___ 필요로 한다", "나는 ___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다", "나는 내가 ___ 희망한다", "내가 원하는 것은 ___이다". 이런 활동을 심리학에서는 '정서 인식(emotional awareness)'이라고 합니다. 정서 인식이란 자신의 감정 상태를 명확하게 파악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능력을 뜻하는데요. 연구에 따르면 정서 인식이 높은 사람일수록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 뛰어나다고 합니다.
솔직히 저는 아직 이 활동을 해보지 못했습니다. 육아하다 보면 조용한 시간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곧 시도해볼 계획입니다. 아이들이 잠든 후 조용한 시간에 혼자 마음을 다잡고 빈칸을 채워보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일기 쓰기가 정신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 활동은 일기보다 더 구조화되어 있어서 제 감정을 명확하게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부부가 함께하는 마음 나누기
이 활동은 부부가 함께 해볼 수도 있습니다. 서로의 빈칸 채운 종이를 보여주면서 대화를 나누는 건데요. 제 경험상 육아하면서 부부 간 대화가 줄어드는 게 가장 큰 문제였습니다. 서로 바쁘다 보니 대화가 아이 일정이나 집안일로만 한정되더라고요. 그러다 보면 배우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떤 감정 상태인지 모르게 됩니다.
이런 상황을 심리학에서는 '정서적 단절(emotional disconnection)'이라고 합니다. 정서적 단절이란 부부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지 못하고 점점 멀어지는 현상을 의미하는데요. 이게 오래 지속되면 관계 만족도가 떨어지고, 결국 아이의 정서 발달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실제로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부부 간 정서적 유대감이 높을수록 자녀의 정서 안정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출처 : 한국건강가정진흥원).
이 활동을 할 때는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시간을 정해놓고 짧게 대화하는 게 좋습니다. 너무 오래 하면 중간에 주의가 흐트러지거나 다른 주제로 넘어갈 수 있거든요. 또 상대가 말할 때는 끝까지 들어주는 게 중요합니다. 즉각적으로 반응하거나 조언하려 들지 말고, 일단 충분히 표현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는 배려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으로 대화할 때 경청이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해보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저도 남편 이야기를 듣다가 중간에 끼어들고 싶은 순간이 많았거든요.
하지만 이런 구조화된 활동을 통해 대화하면, 평소보다 서로의 마음을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육아는 결국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부부가 함께하는 거니까요. 서로의 감정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지원을 주고받는 과정이 장기적으로 더 건강한 육아 환경을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조약돌 만들기와 감정 상태 확인하기, 두 활동 모두 거창한 준비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꾸준히 실천하면 엄마 자신의 마음을 챙기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처럼 육아에 지친 엄마들이 이런 작은 활동으로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습니다. 완벽한 엄마가 되려고 애쓰기보다,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필요한 것을 채워가는 게 더 중요하다는 걸 이 활동들을 통해 배웠습니다.
참고 : 도서 - 우리 아이 잘 자라고 있나요?